본문 바로가기

즐거운 여행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 다운언더 크루즈를 타고


이번 여행을 케언즈로 가게된 이유


1. 중현이가 케언즈에 있었다.

2. 비행기 티켓이 쌌다. (진에어 직항 58만)

3.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를 가 볼 수 있다.


사실 1번, 2번은 외부 조건이고, 케언즈 여행을 앞두고 가장 기대가 크고 설렜던 것은 바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때문이었다.

굳이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2위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것으로는 모두 설명이 되지 않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바닷속 세계가 그 곳에 있었다.





케언즈에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리프 위에 시설을 띄우고 고정시킨 폰툰으로 가는 방법.

- 리프매직이 대표적인데, 성수기를 맞아 하루에 한국인이 150명씩 들어간다는 첩보에 선택지에서 지웠다.

  한국인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긴 한다는데...

 

규모가 좀 큰 배를 타고 두 군데 정도 리프를 찾는 크루즈를 타는 방법.

- 대표적인 배가 에볼루션이라는 새로운 배를 취항 시킨 다운언더 크루즈이다.

  한국인 직원이 없어서 한국인 여행객이 별로 없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대신 중국인 관광객들이 조금 있는 편이긴 한데 대형 단체가 아니므로 대부분 서양인 여행객들이다.


그 외에도 리프 터미널에서는 수많은 배들이 아침마다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로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다운언더 크루즈는 오전 08시 30분에 다른 배들보다 1시간 일찍 출발한다.

출발 시점에는 하늘이 흐려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다.

바닷속 시야가 좋으려면 햇빛 역시 좋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약 1시간 20분 정도를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게 되는데 그 동안 여러가지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모든 통역과 상황 파악은 민중이 몫이었다.

아직 영어 듣는 귀는 살아 있는 편이고, 사실상 아빠와 시우는 영어권에서는 거의 귀머거리에 벙어리이므로.


미리 한국에서 가져온 멀미약을 든든히 먹은 터라 빠르게 바다를 가르는 배 안이 조금 흔들렸지만 다들 무사했다.

2층, 3층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며 바닷바람도 쐬고, 새로 취역 했다는 새 선박의 이모저모도 살펴보다 보니 금세 첫 번째 리프에 도착했다.



배 안에서 우리는 safety number로 불리게 되는데 우리는 각각 94, 95, 96번이었다.

리프에 도착하기 전에 배 2층에서 발에 맞는 오리발을 받고,

우리 가족처럼 안경을 쓴 사람들은 1층에서 도수 있는 물안경을 받게 된다.

여러 개를 써보고 가장 눈에 맞는 것으로 고르면 된다.

디파짓 50불씩이 있는데 보통 신용카드를 맡기는 것으로 대신하게 된다.

신용카드는 각각 봉투에 담아서 안전하게 보관했다가 다시 반납할 때 돌려주게 된다.


오리발과 물안경, 스노클은 아래처럼 자기의 번호에 넣어 두면 되는데.....

경험상..... 내 번호 칸에 있는 오리발이나 스노클을 누군가가 자꾸 가져가서 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도수 있는 물안경과 스노클은 우리 테이블에 가져다 놓고 오리발만 여기에 보관했다.




첫 번째 리프의 모습이다.

비교적 수심이 깊은 편이라서 수영에 자신 없는 분들은 라이프 자켓을 입고 스노클링을 하지만,

우리 가족은 모두 수영을 배워서 자신이 있는 터라 맨몸으로 물에 뛰어 들었다.


항상 스노클링을 하면 저주 받은 시력 때문에 여간 아쉽지 않았었다.

분명 물 속은 화려할 텐데..... 모든 것이 희미하게 겹쳐 보이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도수 있는 물안경 덕분에 이번엔 원 없이 바닷 속을 즐길 수 있었다.


아!!!!! 이렇게 선명한 바닷속 세상이란 !!!!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리프. 거기에 물 속에서 선명한 나의 시야. 단돈 5만 8천원에 구입한 짝퉁 고프로까지 더해 지니...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나의 눈을 통해 머리 속에 선명하게 기억 되고,

방수팩을 입은 액션캠을 통해 영상으로 남아 내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해 준다.





첫 번째 리프 방문 후 점심 식사가 제공 된다.

배에서 직접 구운 스테이크와 소시지, 파스타, 각종 샐러드에 빵 종류까지.

양도 질도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그리고 20분 정도를 달려 두 번째 리프에 도착.


아.................................

첫 번째 리프는 정말 워밍업에 불과했다.


두 번째 리프는 수심도 얕았고, 날씨는 더욱 좋아져서 더할 나위 없는 새로운 풍경을 보여 주었다.

수많은 종류와 다양한 빛깔의 물고기와 산호초로 가득한 장관.


잘 왔다. 정말 잘 왔다. 그리고 정말 잘 봤다.






돌아 오는 길.


피곤하긴 했지만, 기분 좋은 노곤함 속에서 배에서 제공하는 와인과 치즈, 크래커로 허기를 달래고,

직원들이 찍어 준 사진들을 구경(만) 하고,

배 맨 위 층에서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으니 무릉도원이 거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