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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소통

노빠와 진보 좌빠의 차이점 - 영원한 보헤미안님 글 펌


일단, 잡부님의 글이 대문에 올라서 심도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데 대해서 서프라이즈에 감사드립니다. 여느 사이트였으면 사전검열(?)에
걸려서 절대로 이슈화될 수 없는 글이었겠죠.

잡부님의 글이 해우소에 빠지지 않은것으로만 해도 이미 서프의 건강성은 입증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 글이 대문에 오른것만 봐도 잡부님이 지칭하신
'노빠'와 '진보좌빠'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봅니다.
('노빠'라는 호칭이 탐탁치 않으나 잡부님이 지칭하신대로 편의를 위해
노빠 vs 진보좌빠로 하겠습니다.)

과연, 진보좌빠를 비판하는 글이 진보좌빠 성향 인터넷언론의 메인에 걸릴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님이 표현하는 단어중에 '교조주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사상적 견해에
대한 맹신을 보이는 부류죠. 잡부님이 지칭하신 '노빠'들은 이러한 '교조주의'를 태생적으로
싫어한다고 봅니다. 교조주의에 빠지지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최고의 강점으로 꼽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양새가, 진보좌빠로 부터는 '보수'다라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고, 수구세력으로
부터는 '좌파'다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상에 몰입하고, 구호아래 줄서지
않는 면으로만 봐도 '매를 벌고있는' 집단일 수 있겠지요.

잡부님의 견해중 결코 동의할 수 없는 사항중 가장 큰것이,
'노빠'는 대안이 없이 흥청대는 사람들이고, '진보좌빠'는 대안이 뚜렷한
사람들이라는 견해입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노빠'는 가장 사회적 소모와 부작용이 크지 않은 대안을 모색하여 '실천' 하는데 관심이
있는 세력이고, '진보좌빠'는 구현 가능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고려보다는 '명분' 을 달성하는데
관심이 있는 세력이라는 생각입니다.

대안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비춰 실현가능성이 높을 때 대안일 수 있습니다.
진보좌빠의 사상과 정책으로는 정권을 배출하여 실천할 수 없는데, 어찌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까? 아직까지 진보좌빠의 행보에 동감하는 국민은 소수입니다. 진보좌파의
사상과 명분에는 동감하되, 그것을 곧이곧대로 현실화 시키는데 들어가는 갈등과 사회적
소모에 대한 우려 때문일것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개혁이 지지부진하다고 질타하던 많은 국민들이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진보좌빠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급진적인 개혁정책으로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 되면(소위 개혁피로증이죠)
또 그렇다고 질타할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정치적 성향이 선명하지 않은 국민이
대다수라는 말이죠. 선거때마다 집계되는 부동층의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아울러, 금번에 이명박 정권이 탄생하게 된 계기도 열린우리당이 보인 지지부진한
개혁행보에 대한 실망감이 절반정도 된다면, 나머지 절반은 10년간의 개혁피로증의
누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끝나가던 시점에 우리사회가 급속도로 우경화
되었던것은 잘 아실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요즘 잘해주고(?) 있는 덕분에, 다시 우리국민이 진보개혁에 대한 필요성에
눈뜨는게 한편으론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진보좌빠의 눈으로 보기엔, '노빠'들이 보수세력으로 보일 수 있을것입니다.
사상과 명제가 겉으로 보기에 선명해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진보좌빠의 입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수 있습니다.
'우파 정책의 선택적 수용'이라는 것이..
 
보수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보수의 원래 정의란 지켜내야할 가치를 지켜나간다는 의미가
있으니까요. 우리사회에서 아직 진정한 보수란 없었습니다. 지켜내야할 가치가 바로선
적이 없었으니까요.
'원칙과 상식'을 지켜내는 면에서 노빠를 보수라고 지칭하시려면
그건 진보좌빠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비판적인 시각을 생산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개혁세력에게 자극을 가해주는게 진보좌빠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현재의 역할이라고 보는 쪽이니까요.

하지만 진보좌빠 세력에게 부탁하고 싶은것은, 교조주의와 사상과 명제에 천착하여 당장에
구현가능한 '대안'을 발목잡지는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에 '지켜낼만한 가치'가
바로서는 날까지는, 진보좌빠 세력이 보시기에 '노빠'가 적으로 비쳐지신다고 하더라도,
'대연정'을 하자는 거죠.

그 이후에는 '노빠는 보수다'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의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