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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호주 케언즈 노던 그린하우스 백팩커

흔히 게스트하우스라는 개념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백팩커.

이번 케언즈 여행에서 호텔이나 리조트를 택하지 않고 백팩커를 숙소로 정한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1. 호텔 못지 않은 시설

2. 다양한 여행자들과의 만남

3. 조리 가능한 공간

4. 공용 공간의 경험


호주의 물가는 여행이라는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많이 비싼 편.

특히 식사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였는데,

보통 식당의 단품 식사가 적게는 12불에서 비싼 메뉴는 40불이 넘어가는 상황.

먹깨비가 환생한 듯한 아이들과 한 끼 식사를 하면 매 끼니마다 100불이 훌쩍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마트에서 스테이크용 소고기나 과일 등을 구입하게 되면 비용이 거의 1/3 정도로 줄게 된다.

그리고 고기의 질 또한 식당보다 더 낫다는 이점.


그래서 중현이도 조리 가능한 백팩커 숙소를 권했고,

이 선택은 신의 한 수였던 것으로 자평함.



공항에서 약 10분 정도 택시로 이동 가능한 위치이다.

택시비는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22~25불 사이.

완전한 시내 중심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걸어서 이동하기에 큰 불편이 없는 위치이다.

리프 터미널까지 걸어서 6~7분, 나이트 마켓이나 라군까지 5분 거리.



안내 데스크게 근무하시는 분은 조금 나이 드신 백인 여성분, 젊은 여성분 두 분만 뵌 것 같은데,

모두 대단히 친절 하시다.



백팩커 치고는 제법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고,

가운데는 이렇게 작지만 수영장도 갖추고 있었다.

그 주변을 파란색 2층 건물들이 둘러 싸고 있는 형태.

패밀리룸부터 도미토리까지 다양한 형태의 방 구성이라고 한다.


성수기에는 인기가 많아 방 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케언즈로 가는 길 운영자분이 중현이 후배인데, 덕분에 좋은 가격에 좋은 방을 구했다.

1층 2호실 패밀리 룸.



2층에는 조리실과 공용 공간이 자리 하고 있다.

조리실에는 식빵, 각종 잼, 씨리얼, 우유 등이 비치되어 있고,

여러 배낭 여행자들의 각종 요리 재료들이 냉장고에 이름표를 붙인 채 가득 차 있다.

자기가 사용한 식기류는 자기가 설거지 해 놓는 것은 필수.


그 외에 널찍한 테이블과 의자, 편안하고 넓은 쇼파, 낡았지만 게임을 즐기는 데는 큰 불편 없는 포켓볼 당구대,

천정에는 거대한 선풍기가 늘 돌아가고 있다.

지붕이 있어 비가 오더라도 문제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다.




케언즈는 후덥지근한 여름철이라 수영장에는 거의 항상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는 편이었고,

비가 올 때는 훨씬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수심은 얕은 곳은 약 1.2m 정도. 깊은 곳은 내 발이 닿지 않을 정도였으니 족히 2m는 넘는 듯.




뒤늦게 당구에 재미를 붙여서 당구 삼매경에 빠진 녀석들.
안내 데스크에서 공과 큐대를 보관하고 있고,
아이들이 내려가서 빌려 온 걸 보면 별도의 디파짓 같은 건 없는 듯 하다.

단지 관리가 잘 된 당구대, 공, 큐대는 아니라는 사실.
고수들은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여행 중 한 때를 즐기는 정도라면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저녁에 힐링 한국인 마트에서 사 온 대패 삼겹살과 울월스에서 사 온 스테이크를 먹은 날.

대패 삼겹살 12불 (800g), 스테이크 두 덩어리 400g에 11불.

햇반에 상추, 쌈장에 쌈무, 마늘까지.


저녁 시간이면 파스타, 스테이크, 우리처럼 삼겹살 등등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일행들끼리 또는 여행하다 만난 낯선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요리를 해서 만찬을 즐긴다.

우리 역시 그들 틈에서 대패 삼겹살을 굽고, 그 기름에 김치와 마늘을 굽고, 밥에 쌈장을 얹어 상추에 싸먹는 한국식 식사를 했다.


사실 해외에서는 한국식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첫 날 빵에 씨리얼로 조식을 하고 나서 종일 설사에 시달린 탓에 숙소 조식 대신 셀프 조식으로 밥, 라면등을 이용 했다.

그러다 결국 마지막 날에는 셋이서 거하게 고기파티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처음 경험해 본 백팩커 숙소이지만, 패밀리 룸을 얻은 우리에겐 거의 리조트 수준이었고,

방에서도 조리가 가능 했고, 공용 공간에서의 식사는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위치, 시설, 청결도, 친절함 모두 만족스러운 케언즈 노던 그린하우스.

밤마다 바깥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그 이름모를 새들만 아니었어도 퍼펙트 했을.

케언즈 최고의 백팩커라는 명성에 걸맞는 좋은 숙소였다.